[친환경 실리콘 기반의 지속 가능한 방오/방빙/저마찰 솔루션 개발]
국제해사기구가 2023년부터 선박의 탄소 배출과 탄소 집약도를 줄이는 새로운 규제를 발표하면서, 조선해양분야에서는 새로운 친환경 도료 개발이 필수 불가결하게 되었다. 따개비 같은 해양생명체나 조류의 부착으로 인해 선박 표면의 마찰저항이 증가하여 연료소비가 최대 40%까지 늘어난다. 현재 주로 사용되는 방오 도료는 독성 방오제를 방출하는 방식인데, 독성 물질이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악영향 때문에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긴 사슬을 가진 자유 고분자가 얽힌 PDMS 수지에 저점도 오일을 함유(infusion)시킨 LEP (long-chain entangled PDMS) 젤 기술을 개발했다. 이 LEP 젤 코팅은 실리콘 기반의 미끄럼(slippery) 표면으로 방오/저마찰 성능을 장기간 지속시킬 수 있다.
이 LEP 젤은 표면에 저점도 오일층을 형성하여, 물을 포함한 다양한 액체가 표면에 젖지않게 하고, 해양 생명체나 오염물질의 부착을 방지한다. LEP 젤은 11 m/s, 1.2 bar의 고속/고압 유동에 노출된 후에도 표면의 손상 없이 우수한 방오/저마찰 성능을 유지했으며, 자가 재보충(self-replenishment)되는 오일층 덕분에 방오 성능이 장기간 효과적으로 유지되었다.
특히, 강한 파울링 특성을 가진 홍조류인 피떡말이 배양된 환경에 37주 이상 노출하여도 LEP 젤은 깨끗한 표면을 그대로 유지했다. 해양 파울링이 극심한 여름철 2개월간 바다에서 실시한 해양 필드테스트에서 LEP 젤 표면에는 어떠한 해양생명체도 부착하지 않았으며, 바이오 필름조차 형성되지 않았다. 독성물질을 방출하는 방오제를 사용하지 않고 이처럼 우수한 방오 성능을 얻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결과이다.
LEP 젤은 해양환경에서의 방오 성능뿐만 아니라 방빙(anti-icing) 성능도 우수하다. 표면에 형성된 저점도 오일층 덕분에 얼음 접착력이 거의 0에 가깝다. 또한, 습한 영하의 환경에서 약한 바람만으로도 서리가 전혀 형성되지 않았다. 이 바람은 겨울철 결빙이 발생하는 냉각탑의 열교환기나 공기 흡입구의 바람에 해당하는 풍속이다. 이에 따라 LEP젤은 항공기, 터빈, 냉동 시스템 등 영하의 바람에 노출되는 환경에서 발생하는 결빙을 방지하는 혁신적인 솔루션이 될 수 있다.
또한 LEP 젤은 기존의 도료보다 우수한 저마찰 미끄럼 성능을 제공하므로, 선박이나 해양구조물에의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류 수송 파이프 등 에너지 효율을 높여야 하는 다양한 산업에서 유용하게 적용될 수 있다.
이 연구는 코팅 과학 분야의 저명 국제 학술지인 ‘Applied Surface Science’와 ‘Progressin Organic Coatings’에 게재되었으며, 한국연구재단의 자연모사 혁신기술 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