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CH·전북대·서울대, 진동 필터링과 충격 완화 가능케 하는 폭넓은 주파수 밴드갭 구현]
POSTECH·전북대·서울대 공동 연구팀이 제품과 건물 등의 진동과 충격을 효과적으로 줄이는 탄성 메타물질(elastic metamaterials) 개발에 성공했다. 이 메타물질은 복잡한 기계 장치 없이도 단순한 3D 구조로 진동과 충격을 흡수할 수 있어 산업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자동차가 울퉁불퉁한 도로를 달릴 때나 스마트폰을 바닥에 떨어뜨릴 때 충격이 발생한다. 자동차와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항공기와 건축물에 이르기까지 충격과 진동은 내구성과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이를 줄이기 위해 높은 비용을 부담하면서 별도의 감쇠 장치를 사용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국내 공동 연구팀은 메타물질을 활용했다. 메타물질은 재료 자체 특성이 아닌, 내부 구조를 인위적으로 설계해 기존의 재료로는 얻기 어려운 특성을 구현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메타물질은 국부 공진(local resonance)*1을 통해 진동과 충격을 완화하는데, 이는 특정 대역의 주파수에서 강하게 반응하는 공진 요소를 추가해 에너지를 흡수하거나 분산시키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방식은 구조가 지나치게 복잡하거나 불안정해 실용성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단순하면서도 안정적인 3D 우드파일(woodpile) 적층 구조로 메타물질을 설계했다. 이 구조는 마치 여러 개의 나무토막을 쌓은 것처럼 보이며, 긴 실린더 형태의 여러 빔으로 구성되어 있다. 연구팀은 이 빔들은 고유의 굽힘 공진 모드(bending mode)*2를 가지며, 진동이 내부를 통과하는 방식을 결정한다.
또한, 이 구조는 실린더가 가지는 고유의 굽힘 공진 모드(bending mode)를 활용하여 진동의 간섭 효과를 극대화해 실린더의 적층 방식에 따라 공진 모드 간 결합의 정도를 정교하게 조절할 수도 있다. 그 결과, 진동에너지를 효과적으로 분산시키는 동시에 기존 메타물질 설계의 문제점인 불안정성을 극복했다. 별도의 감쇠 장치 없이도 넓은 주파수 대역에서 충격파를 차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연구는 기존 설계보다 그 구조가 단순하면서도 실용적인 해결책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연구를 주도한 김은호 교수와 노준석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탄성 메타물질 설계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라며, “복잡한 장치 없이도 넓은 주파수 대역 진동과 충격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어 자동차나 항공기처럼 진동과 충격이 중요한 설계 요소로 작용하는 산업뿐만 아니라 전자기기 및 건축 분야에서도 실질적인 활용이 기대된다”라는 말을 전했다.
이 연구는 POSTECH 기계공학과 · 화학공학과 · 전자전기공학과의 · 융합대학원 노준석 교수, 기계공학과 박사과정 장영태 씨, 전북대 김은호 교수, 서울대 양진규 교수가 공동으로 수행했으며, 기계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 ‘Mechanical Systems and Signal Processing’에 게재됐다.
한편, 이번 연구는 포스코홀딩스 N.EX.T Impact 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https://doi.org/10.1016/j.ymssp.2024.112112
1. 국부 공진 (Local resonance)
국부 공진은 메타물질에서 특정 주파수에서 일부 구성 요소가 강하게 진동하는 현상으로서, 해당 주파수에서 에너지가 국소적으로 집중되어 다른 영역으로 전파되지 않는 특성을 가집니다.
2. 굽힘 공진 모드 (Bending mode)
굽힘 공진 모드는 물체가 휘어지면서 발생하는 진동 모드로서, 주로 길고 얇은 물체에서 휘어지며 진동하게 되는 현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