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CH · 美 UIUC, 형상 기억 고분자로 표면 형태나 구조에 상관없이 전사 성공]
형상 기억 고분자(이하 SMP, Shape Memory Polymer)는 마치 사진을 찍듯이 물질의 형태를 기억하고, 그 기억을 재현하는 독특한 소재다. 이 소재는 온도에 민감하여 온도 변화에 따라 물체의 형태를 임시로 변형시키고, 다시 특정 온도 이상 가열되는 경우 형태가 자동으로 복원된다. 최근 SMP의 뛰어난 기억 능력으로 전사(transfer) 공정의 정밀도와 효율을 높인 흥미로운 연구가 발표됐다.
기계공학과 김석 교수 · 통합과정 김준형 씨, 미국 일리노이대 어배너-섐페인 캠퍼스(UIUC) 기계공학과 손창희 박사 연구팀은 SMP를 사용해 표면의 형태나 구조에 상관없이 물질을 마이크로미터(μm) 규모에서 전사하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는 우수성을 인정받아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 테크놀로지스(Advanced Materials Technologies)’ 뒷표지(back cover) 논문으로 선정됐다.
전사 공정은 디스플레이나 반도체 산업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이 공정에는 물질이나 패턴을 옮기기 위한 접착제인 스탬프(stamp)가 필요한데, 스탬프는 물질을 부착했다가 목표 지점에서 다시 분리하기 위한 선택적인 접착성을 가진다. 하지만 마이크로미터 규모에서 스탬프 접착력을 미세하게 제어하는 것은 매우 까다로운 일이며, 공정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를 극복해야 한다.
연구팀은 온도에 따라 물체 형태를 기억했다가 다시 복원하는 SMP로 스탬프를 만들었다. 전사 물질 표면이 평평하지 않고, 거칠거나 3차원 구조를 가진 경우에도 각 특성을 기억해 접착면을 자유롭게 변형할 수 있는 스탬프를 개발한 것이다. 또, 열을 다시 가하는 경우 스탬프가 뾰족한 모양을 유지하도록 설계해 목표 지점에서 스탬프와 물질 간 접촉면적을 줄임으로써 쉽게 분리되도록 했다.
실험 결과, 연구팀이 개발한 스탬프는 다양한 열역학적 부하 조건에서 높은 접착력(약 2MPa)과 접착 가역성(>1000:1)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 스탬프를 사용해 표면이 거칠고, 구 모양의 입체 구조를 가진 물질(15μm 크기)을 정확하게 전사하는 데 성공했다.
김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라 불리는 마이크로 LED와 3차원 반도체 패키징 등 분야에서 여러 물질을 옮기는 전사 공정의 효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 PIM인공지능 반도체 핵심기술개발사업, 기초연구실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