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CH 연구팀, 단일층 웨이브가이드로 두께·무게 동시 해결]
[노준석교수] [김석우 통합과정] [김주훈 통합과정]
교육부터 의료, 게임, 엔터테인먼트까지 증강현실(이하 AR) 기술이 일상 속으로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정작 AR 핵심 기기인 안경은 여전히 무겁고 두꺼워 오래 착용하기 불편하다는 문제가 있었다. 그런데 최근 이 문제를 해결할 획기적인 기술이 개발됐다.
AR 안경 상용화의 가장 큰 걸림돌은 ‘웨이브가이드(waveguide)’ 기술의 한계였다. AR 안경에서는 안경알이 렌즈 역할뿐 아니라 ‘빛의 고속도로’인 웨이브가이드 역할까지 수행한다. 따라서 이 ‘웨이브가이드’는 빛을 정해진 경로로 유도해 가상 이미지를 눈에 전달하는 핵심 부품이다. 그런데 기존 기술로는 빛의 색수차 문제 때문에 빨강, 초록, 파랑 빛을 각각 따로 처리해야 해 색상들을 위한 웨이브가이드를 따로 설계해야 했고, 그 결과 안경알이 여러 겹 쌓이면서 자연스레 안경이 무겁고 두꺼워졌다.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노준석 교수팀은 모든 색상의 빛을 단 한 장의 안경알으로 처리할 수 있는 ‘무색수차 메타격자(Achromatic Metagrating)’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의 핵심은 질화실리콘(Si3N4)으로 만든 나노미터(nm) 규모의 직사각형 기둥들이다. 연구팀은 확률적 위상 최적화 알고리즘을 사용해 이 나노 구조 하나하나가 빛을 가장 효율적으로 조절하도록 정밀하게 설계했다.
실험 결과, 두께가 500μm(마이크로미터)에 불과한 단일층 웨이브가이드로도 선명한 컬러 이미지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1μm는 머리카락 두께의 약 1/100 수준이다. 또한, 사용자의 눈 위치가 조금 달라도 또렷한 영상을 볼 수 있도록 ‘아이박스(eyebox)*1 ’도 9mm로 확보해, 기존보다 편안하고 안정적인 AR 경험이 가능해졌다.
특히, 이번 기술은 기존 AR 안경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색 번짐 현상을 완전히 해소했으며, 밝기와 색 균일성 등 여러 면에서 기존보다 월등한 성능을 보였다. 연구팀의 기술이 상용화되면 일반 안경처럼 얇고 가벼운 AR 안경을 만드는 것도 가능해진다. 장시간 착용해도 부담이 적고, 제조 공정이 간소화되어 생산 비용까지 크게 줄일 수 있다. 결국, 누구나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일상 속 AR’의 시대가 한층 더 가까워진 셈이다.
노준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차세대 AR 디스플레이 기술 발전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향후 대면적 제조 기술과 결합한다면 상용화 가능성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한편,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전자전기공학과·융합대학원 노준석 교수, 기계공학과 통합과정 김석우, 김주훈 씨 연구팀과 삼성전자 삼성리서치 Visual Technology팀 연구진이 함께 진행한 이번 연구는 지난 4월 30일 세계적 권위의 저널인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에 게재됐고, 에디터가 선정한 Research Briefing으로 소개되었다. 또, 이번 연구는 POSCO홀딩스 N.EX.T Impact 사업, 삼성전자, 산업통상자원부 알키미스트 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글로벌융합연구지원 사업, 중견연구자지원 사업 등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DOI: https://doi.org/10.1038/s41565-025-01887-3
1. 아이박스(eyebox): AR 또는 VR 디스플레이를 통해 선명한 영상을 볼 수 있는 눈 위치의 허용 범위를 의미하며, 크기가 클수록 다양한 시점에서도 일관된 화질을 제공할 수 있다.